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170

하늘 피자 (자작 시)

하늘 피자 / 이 효 친구에게 하늘 한 조각 보낸다. 도토리 잎으로 만든 상자 강아지풀 끈 묶었다 빨간 리본 대신 도토리 방울 달았다 톡톡톡 이슬방울 눌렀더니 구름 택배 아저씨 솔방울 바퀴 달고 오신다 주소 알려 달란다 도, 군, 면, 리.. 기억을 흔든다 내 마음도, 참 좋군, 너랑 마음만 같으면, 세상 어떠리 하늘 피자 한 조각 멀리 친구네 집 부엌 창가에 맛난 미소로 걸어논다

벼락 (자작 시)

벼락 / 이 효 저 못된 코로나 때문 방구석에 처박혀 있네 머릿속에는 어깨에 배낭을 메고 KTX를 잡아타네 부산 해운대로 가라고 꼬드기네 마음이 축축한데 하늘에선 폭우가 쏟아지네 우르릉 꽝! 번개까지 울어대네 어릴 적 할머니 말씀이 못된 짓 하면 번개 맞는다고 했네 지구가 번개를 맞는구나 흐르는 강물 땜에 가두고 쓰레기 산 만들어 놓고 코로나 키우더니 기어코 문제아가 되었구나 오늘밤 벼락은 피해 가려나

화악산 아래서 (자작 시)

화악산 아래서 / 이 효 터널을 빠져나오면 아담한 정자 하나 정자 옆 작은 연못 송사리 떼 지어 피었다. 여름은 산자락 움켜잡고 파란 하늘로 달아난다 계곡의 찬바람은 등을 타고 허기를 채운다. 불량한 세상 언제쯤 코로나 터널 빠져나오려나? 문짝 없는 정자 옆 꽃노래 듣고 싶어라 송사리 떼 잡으러 가는 바람 부서진 사람들 마음 엉거주춤 끌어올린다 해 질 녘 구름을 더듬듯 마음을 꽃그늘 아래 잠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