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 / 이 효
이 가을에
울고 싶은 사람들
다 산에 모였구나
어찌 저리도 슬피 우는지
푸른 하늘도 귀 열고
저 슬픈 울음을 듣는다
서러운 몸부림의 노래를
전쟁터도 아닌데
총탄이 춤을 추는 것도 아닌데
억눌린 삶들이 꽃처럼 쓰러진다
조용히 울다가 일어난 억새꽃이여
너무 꼿꼿이 서지 말아라
찬바람에 산등성 눈물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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