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요리 이야기 54

돌짝밭의 싹

그래도 나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보름이 지나도 땅속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옥토라면 벌써 싹이 나고 또 나왔을 시간이다. 그렇게 씨앗을 심은 지 한 달하고 보름 정도가 지났다. 힘없는 싹들이 비실비실 올라오기 시작한다. 나는 부지런히 걸음도 주고, 물도 주었다. 나의 정성에 돌짝밭이 드디어 반응을 한다. 어린 케일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너무 감격스럽고 사랑스럽다. 어린싹들이 돌짝밭으로 머리를 들고 올라오느라 얼마나 인내를 했을까? 그 후로 더 정성껏 물을 주었다. 나의 노력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케일이 쑥쑥 자랐다. 오늘은 감격스러운 날이다. 처음으로 케일 잎을 수확한다. 조심스럽게 잎을 몇 장 땄다. 저녁 밥상에 올릴 생각이다. 어린 배춧잎도 올라온다. 너무 촘촘히 심은 것 같아서 사이사이를 속..

민들레 밭 만들기

어머니가 사시던 시골에 돌밭이 있다. 오늘은 식구들이 함께 힘을 모아 돌밭을 민들레 밭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제일 먼저 삽으로 흙을 파서 고랑을 만드는 일을 했다. 무척 쉬워 보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중간에 포기할 수가 없어서 식구들과 함께 열심히 흙을 팠다. 고랑을 만든 후에 갈키로 돌을 걸러내고 흙을 평평하게 만들어주었다. 돌이 무척 많이 나왔다. 돌밭에 거름을 골고루 뿌려주었다. 식물이 잘 자라도록 계분을 주었다. 호미로 구멍을 파고 구해온 민들레들을 하나씩 심었다. 내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다. 비가 오면 축 늘어진 민들레들이 생기를 찾으리라 믿는다. 돌밭을 멋진 민들레 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땀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다. 땅은 사람이 노력한 만큼 수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