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동신 꽃, 초인종을 누른다 / 이효 세상의 모든 꽃들 아름답다고 꽃병에 전부 꽂아둘 수는 없는 것 화병에 물을 주는 남자 말라가는 꽃에 초인종을 단다 야위어 가던 밤도 고독한 인연도 서로에게 비상벨이 된다 심장이 술렁거린다 내가 너의 등이 되어 주리라 그대를 가슴에 안고 절망의 시작, 고요의 끝을 본다 봄의 숲, 산짐승의 긴 울음 홀로 소리를 잘라내야 하는 순간 꽃에 초인종을 누른다 벗어 놓은 신발 속, 비번 풀린 꽃잎 가득하다 이효 시집 / 장미는 고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