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내려 놓는다 / 이영광

푸른 언덕 2025. 6. 17. 09:43


내려 놓는다 / 이영광



역도 선수는 든다
비장하고 괴로운 얼굴로
숨을 끊고
일단은 들어야 하지만
불끈 들어올린 다음
부들부들

부동자세로 버티는 건
선수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희한하게 힘이 남아돌아도
절대로 더 버티는 법이 없다

모든 역도 선수들은 현명하다
내려놓는다
제 몸의 몇배나 되는 무게를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고
텅!
그것 참 후련하게 잘 내려놓는다
저렇게 환한 얼굴로



이영광  시인
고려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199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빙의" 당선
2003년 첫 시집 <직선위에서 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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