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Galina Lintz 나트랑 가다 / 이효 구름은 여행자의 꿈을 싣고비행기 의자는 고단한 하루를 눕힌다 바다를 건너온 지친 마음은잠시 유실물 보관소에 맡긴다 오후 3시로 기운 낯선 풍경코를 세운 비행장의 이국적 내음 저녁을 먹고 찾아간 베트남 재래시장 유순한 망고는 노란 겉옷을 벗고 나트랑의 향기를 움켜잡는 바나나는 손을 펼쳐 악수를 청한다 잡을까 말까하기야 인생 노랗게 익었으면 그만이지 모국어는 타국에서도 귓전에 꽂힌다“천 원이요” “천 원” 호주머니에서 꺼낸 구겨진 화폐퇴계 이황의 얼굴이 슬픈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