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가을 가느다란 꼬챙이 하나
화분에 심었지 죽을까 노심초사
물 주고 거름 주고 눈에 넣었지
봄이되니 은혜라도 갚듯이
네가 내게 꽃도 피어올려 주었지
너가 화초가 아니고 나무이기에
올봄 시골 어머니 텃밭에 옮겨 심기로 했지
오늘이 바로 그날이지 가기 싫다는
너를 새벽부터 끌어안고
시골에 내려왔지 나는 대문 앞에 잘 보이는
곳에 너를 심고 자주 눈인사하고 싶었지
꽃에는 전혀 관심 없는 옆 지기는
키 크면 골치 아프다고 한쪽 구석에
심어야 한다고 고집부리지
그런데 바람은 오늘따라 왜 이리도 부는지
베란다에서 바람 한 번 살갗에 닿지 않은
너를 혼자 두고 떠나려니 마음이 찢어지는구나
내가 가니 "엄마 같이 가"라는 어릴
적 아들 목소리 들린다.
자꾸 뒤돌아 보는 내가 미운지 자동차는
신나게 달아난다.
백미러로 보이는 마지막 모습
너풀너풀 가지들이 춤추는구나
세상살이 쉬운 게 없단다
너도 오늘부터 혼자 서야 한다.
튼튼히 잘 자랄 수 있지
마음이 서울까지 오는 내내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