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농가에서 코로나로 인해서 오이 농사를
지었는데 판로가 어렵단다.
지인이 농가에 직접 내려가서 오이 수확도 도와주고 오이를 몇 박스 차로 싣고 왔다.
나도 한 박스를 샀다.
고민은 오이를 사는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시들기 전에 오이로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한다.
오이지를 담글까? 생각도 했지만 오이지는
가느다란 조선 오이를 써야 꼬들꼬들 한데
우리 집에 온 오이들은 따야 할 시기를 놓쳐서
비만 오이들이 되었다.
그래서 2/3는 오이 피클, 1/3은 오이소박이를 담그기로 결정을 했다. 문제는 오이 피클이다.
평소에는 5개 정도 송송 썰어서 깻잎이랑, 양파, 고추 넣어서 조금씩 자주 담가서 먹는데
오늘은 피클을 오이 30개나 담기로 했다.
송송 썰기도 생략하고 절반을 세로로 길게 썰어서 수저로 속을 모두 팠다.
오이지처럼 큼직하게 담가서 먹을 때마다
송송 썰어서 먹을 생각이다.
설탕, 식초, 소금 비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서
인터넷을 검색했다.
드디어 황금 레시피를 찾았다.
내 생전에 오이 피클을 이렇게 많이 담기는 처음이다.
피클이 맛있게 잘 익으면 친정어머니께 제일 먼저 갖다 드려야겠다.
그리고 가까운 이웃들과 나눠서 먹을 생각이다. 오이 피클 담기를 마치고, 부추를 송송 썰어서 양념 넣고 오이소박이도 담갔다.
코로나로 인해서 내가 지난주에는 백 김치, 배추김치 담그고, 오늘은 오이로 피클을 만들었다.
냉장고에 김치가 가득해서 부자가 된 느낌이다.
하루속히 코로나가 지나가고 농가에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오이를 정성껏 길러서 헐값에
파는 농민들의 심정이 뜨거운 봄 햇볕만큼이나 바싹바싹 타들어간다.
농민 여러분!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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