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무명 가수

푸른 언덕 2020. 10. 4. 20:27



무명 가수 / 이 효

가을 커튼이 오르고
어느 유명 가수는 테스를 목놓아 부른다
코스모스는 댄서를 자청하며 미친 듯이
춤을 춘다.

가을 커튼이 오르고
무명 가수 무대에 오른다.
홀로 덩그러니 서있는 무대가 휑하다.
그런 내가 안쓰러웠을까?

구름이 달려와 하얀 모자 씌운다
코스모스 꽃 귀걸이 달아준다
하늘이 파란 드레스 입혀준다
가을 언저리 모아 노래하란다

기적 소리는 울리고
인생 오후 기차에 끌려간다
무명가수 부끄러운 음색으로
붉은 가을 노래 부른다

코스모스 아가씨
노을 속으로 타들어간다
기댈 곳 없는 세상
수백수천 송이로 다시 피어올라
가녀린 몸 서로 엉켜
고운 시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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