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가을 눈동자 (자작 시)

푸른 언덕 2020. 10. 14. 19:59

가을 눈동자 / 이 효

누이가 오려나?
마을 어귀에 노란 국화
켜놓았다

짧은 햇살에
동네 처녀들
치맛자락 들고 뛰노는데
서울로 돈 벌러 간 누이는
오지 않는다

햇살을 빨랫줄에 매달아 논다
깜박 졸고 있는 사이
해는 손가락 사이로 빠졌나간다

밤새도록 가을 나무에
떼울음 붉게 매달아 논다
노랗게 그리움 가지마다
속울음 익는다

이른 아침
먼저 마중나간 눈동자들
마을 어귀가 화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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