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값 (자작 시)
씨앗 값 / 이 효 돌짝밭에 심은 어린 배추 비 맞고 한 뼘이나 자랐네 뽑아서 삶아 나물 무칠까? 아니 된장 풀어 국 끓일까? 돌짝밭 뚫고 올라온 푸른 잎들 어찌 입안에 넣어 씹을까 손으로 만져보길 수십 번 망설이다 눈에만 넣었다 새벽부터 인사 나누는데 모가지가 전부 잘려나갔다 어머니 밤사이 도둑 들었소 고라니 짓이다 씨앗 값 안 나온다 심지 말라던 어머님 말씀 돌짝밭 갈고, 물 주고 고리니가 한순간 꿈을 삼켰다 대면한 적 없는 고라니 미워할까? 말까? 마음에 불이 난다 파란 하늘이 내게 묻는다 너는 누군가에게 씨앗 값 되어본 적 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