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첫사랑 (자작 시)

푸른 언덕 2020. 9. 24. 17:23


첫사랑 / 이 효

붉은 치마 입고
등불로 내게 온 당신
파란 하늘 등지고
쿵 쿵쿵
북채로 내 심장 울립니다

두 손위 노을 닮은 당신
마음으로 닦습니다
커다란 바구니에
탐욕을 담는 순간
날개를 잃었습니다

꽃 같은 그녀가
트럭에 실려가는 순간
쿵쿵 울리던 심장 소리
바퀴에 깔렸습니다

첫사랑은
내 등에 다리를 밟고
긴 강을 건넜습니다
달에 비친 붉은 얼굴
내 울음소리 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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