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 앞에
열 개의 입을 해죽 벌리고
웃고 있는 귀공자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두 손으로 모셔왔다
뙤약볕 아래
게으른 내가
물을 가끔 주는데도
통통하게 살이 곱다
화려한 꽃들에 밀려
귀퉁이에 자리 잡은 너
키가 너무 작아
사람들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남녘 창가에
햇볕이 내리쬐면
통통한 엉덩이 들고
벌떡 일어난다
그럴 때는 꼭 나를 닮았다
상큼한 햇살로
몰래 보톡스 맞았는지
꽃도 아닌 것이 참 곱다
나도 너처럼 가을 햇살에 누워
공짜 보톡스 한 대 맞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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