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과 옷고름 목련꽃과 옷고름 / 이 효 목련꽃아 옷고름 풀고 나오지 말아라 우유빛 속살 내밀면 동네 노총각 가슴 봄바람 난다 봄바람 불고 노총각 가슴에 목련꽃 박히면 하룻밤 사이 소문 온 동네 목련꽃 터진다 우리 동네 목련꽃 옷고름 푼다.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06
봄의 판도라 봄의 판도라 / 이 효 봄의 판도라 누가 열어 놓았을까? 목련 진달래 개나리꽃들 꽃잎마다 색이 깊어 웃다 운다. 바람아 더는 흔들지 말아라 꽃잎 흔들리면 붉어진 내 마음 어디로 갈까 발걸음 길을 잃는다 겨울나무속에서 견뎌낸 어린 것들 까만 눈동자 어느세 연녹색 옷 갈아입으면 사월..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04
한 사람을 향해 가는 마음 한 사람을 향해 가는 마음 / 이 효 목련꽃을 쳐다보면 오라버니 첫사랑 닮은 여인 생각난다 오라버니 매일 밤 목련 꽃잎에 편지 띄워 보냈건만 앞마당에 그녀 닮은 꽃잎 진다. 마당 한가득 목련 꽃잎 누렇게 떨어진 날 오라버니 얼굴 하얗게 질려 피어올랐다. 떨어진 목련 꽃잎 한 장 오빠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01
욕심쟁이 ( 동시) 욕심쟁이 (동시) / 이 효 지글지글 기름 소리에 하얀 벚꽃 한가득 피었다 파란 하늘 프라이팬 삼아 나는 햇살로 벚꽃잎 볶는다 벚꽃이 커질 줄 알았는데 내 욕심만 커졌다 욕심을 하늘에 뿌렸더니 새가 되어 날아간다 오늘도 나는 새를 잡으러 꿈을 잡으러 하늘을 난다 봄은 여전히 욕심쟁..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31
텅 빈 봄이 텅 빈 봄이 / 이 효 나의 봄이 길고 지루한 시간을 끌고 왔다 갓 피어 올린 꽃들 마음속 겹겹이 쌓아 보지만 내 가슴이 쿵쿵 거리지 않는다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봄 쓸쓸히 머리 풀고 졸고 있다 너는 나를 위해 왔건만 신나게 마중 나가지 못했다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사람들은 거리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28
꽃이 피었다고 꽃이 피었다고 / 이 효 꽃이 피었다고 소란 떨지 말아라 청춘도 지는 꽃잎 속에 녹는다 꽃은 향기로 색을 드러내는데 너는 무엇으로 드러내려느냐 향기 없다 슬퍼하지 말아라 홀로 기나긴 세월 길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가는 걸음 속에 진한 사람 냄새 풍긴다 꽃이 피었다고 소란..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26
친구하자(동시) 친구하자 (동시) 이 효 동글동글 맏며느리 얼굴 둥굴둥굴 성격도 좋겠다 뾰족뾰족 잎은 날 닮았네 나랑 너랑 하루 종일 놀면 하얗게 하늘로 날아가는 예쁜 마음 닮을까 민들레야 친구 하자 너는 하얀 민들레 나는 노란 민들레 ♥ 오후에 공원에 산책을 나갔어요 목련꽃, 개나리꽃이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26
한탄강 한탄강 이 효 부모형제 코앞에 놓고 부르는 이름 한탄스러워 기암절벽에 타들어 간 마음 잿빛으로 걸렸구나 삼팔선아 너는 아느냐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 밤마다 흘린 내 눈물인 것을 이제는 눈물도 말라 강가에 돌들만 가득하구나 아 그리워라! 내 금강산아 한탄강에 출렁다리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14
감악산 편지 감악산 편지 이 효 눈이 내린다. 겨우내 기다렸던 버선발 같은 눈 하얀 겉옷 벗어 산골짝에 뿌리고 살포시 속옷 벗어 산사에 뿌린다 어서 가야지 어서 가야지 누가 붙잡지도 않는데 뒤돌아 보는 하얀 눈 땅속에는 빛이 없어 어쩌나? 마지막 휘몰아치는 눈발 세상살이 끝도 아닌데 잠시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