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판도라 / 이 효
봄의 판도라
누가 열어 놓았을까?
목련 진달래 개나리꽃들
꽃잎마다 색이 깊어 웃다 운다.
바람아 더는 흔들지 말아라
꽃잎 흔들리면 붉어진 내 마음
어디로 갈까 발걸음 길을 잃는다
겨울나무속에서 견뎌낸
어린 것들 까만 눈동자 어느세
연녹색 옷 갈아입으면
사월은 뼈도 없이 녹아내린다
세월은 아침 이슬 같은 것
봄이 왔다 간다는 것은 내 마음에
나무 액자 하나 걸어 놓는 것
색 바랜 그림 한 장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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