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한 사람을 향해 가는 마음

푸른 언덕 2020. 4. 1. 08:28

 

한 사람을 향해 가는 마음 / 이 효

 

목련꽃을 쳐다보면

오라버니 첫사랑 닮은

여인 생각난다

오라버니 매일 밤

목련 꽃잎에 편지 띄워 보냈건만

앞마당에 그녀 닮은 꽃잎 진다.

 

마당 한가득 목련 꽃잎

누렇게 떨어진 날

오라버니 얼굴 하얗게

질려 피어올랐다.

 

떨어진  목련 꽃잎 한 장

오빠 마음 한 장

내 손바닥에 주워 올린다

철없는 동생 그날 이후로

목련꽃을 가슴에 담는다.

 

세월이 무심히 흘러

목련꽃을 바라볼 때면

마음에 몰래 담아 놓은

오라버니 첫사랑 뾰족

아픈 젖멍울로 올라온다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이

이렇게 환하고 아플 줄이야

'문학이야기 > 자작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꽃과 옷고름   (0) 2020.04.06
봄의 판도라  (0) 2020.04.04
욕심쟁이 ( 동시)  (0) 2020.03.31
텅 빈 봄이  (0) 2020.03.28
꽃이 피었다고  (0) 202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