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텅 빈 봄이

푸른 언덕 2020. 3. 28. 21:11

 

텅 빈 봄이 / 이    효

 

나의 봄이

길고 지루한 시간을 끌고 왔다

갓 피어 올린 꽃들

마음속 겹겹이 쌓아 보지만

내 가슴이 쿵쿵 거리지 않는다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봄

쓸쓸히 머리 풀고 졸고 있다

너는 나를 위해 왔건만

신나게 마중 나가지 못했다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사람들은 거리 두기를 한다

못다 준 사랑을 남겨 놓고

떠나야 하는 너나 내 마음이나

아쉽기는 마찬가지

 

나의 봄아

나의 기쁨아

떠나갔다가 다시 오는 봄은

지루하지 말아라

 

가엷은 내 사랑

텅 빈 봄이 그림자 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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