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와 어머니 / 이효 감나무와 어머니 / 이효 당신과 함께 심었습니다손가락만 한 감나무 돌짝밭 손끝이 닳도록 함께 땅을 파내려 갔습니다 바람은 햇살을 끌어다 주고가족은 새벽을 밀었습니다 오늘, 그 감을 따야 하는데 당신은 가을과 함께 먼 곳으로떠나셨습니다 식탁 위 접시에 올려진 감 하나차마 입으로 깨물지 못합니다 한평생 자식들에게하나님의 사랑과 헌신을온몸으로 땅에 쓰고 가르치신 어머니 그렁한 내 눈은 붉은 감빛이 되었습니다 이효시집 / 장미는 고양이다 문학이야기/자작시 2024.11.11
더벅머리 여름 / 이 효 그림 / 백남성 더벅머리 여름 물속에서 소리와 빛깔을 터트린다도시인들 자존심도 태양 아래서 가식의 옷을 벗는다 영혼이 푸른 더벅머리 나무 위로 하얀 물고기들 흘러간다도시의 자존심을 물에 헹군다 발가벗고 물장구치던 더벅머리 아이들 여름이 가위로 잘려나가기 전 다시 한번 거울 속으로 들어간다슬픈 도시를 영롱한 눈빛으로 채운다 시집 / 장미는 고양이다 문학이야기/자작시 202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