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봄이 / 이 효
나의 봄이
길고 지루한 시간을 끌고 왔다
갓 피어 올린 꽃들
마음속 겹겹이 쌓아 보지만
내 가슴이 쿵쿵 거리지 않는다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봄
쓸쓸히 머리 풀고 졸고 있다
너는 나를 위해 왔건만
신나게 마중 나가지 못했다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사람들은 거리 두기를 한다
못다 준 사랑을 남겨 놓고
떠나야 하는 너나 내 마음이나
아쉽기는 마찬가지
나의 봄아
나의 기쁨아
떠나갔다가 다시 오는 봄은
지루하지 말아라
가엷은 내 사랑
텅 빈 봄이 그림자 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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