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도 울고 간다 양귀비도 울고 간다 / 이 효 세상에 양귀비 보다 더 아름다운 게 있다니 놀라워라 바로 너였구나 피는 꽃 막을 수 없고 지는 꽃 잡을 수 없다지만 복숭앗빛 고운 얼굴에 백설까지 더하다니 너의 자태에 넋 나간다. 천하에 양귀비도 울고 간다 너에 아름다움 누가 만들었나 누가 따..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20
어머니와 묵 어머니와 묵 / 이 효 간병인 없는 날 찾아간 어머니 집 나만 보면 묵 쑤신다 꼬부라진 허리 간신히 싱크대 매달려 바로 서지도 못하신다 뜨거운 주걱 빼앗어 돌린다 불 줄여라 열 받지 말고 살라는 말씀 천천히 저어라 욕심부리지 말라는 말씀 오래 저어라 끈기 있게 살라는 말씀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19
하루만 더 하루만 더 / 이 효 자색 빛 곱디 고아 아침마다 내 발걸음 시간에 걸려 넘어진다 오월이 오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누레진 너 자목련 꽃잎 떨어질 때 내 심장도 시든다 이른 아침 떠나는 너 향기라도 내 몸에 박아두려고 아파트 현관 문을 나선다 하늘로 곧게 선 빗자루 경비 아저씨 모질게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16
길 길 / 이 효 길 시작도 사람이고 길 끝도 사람이다 때로는 머리로 끌고가는 길이 꼬리에 닿을 때도 있다 상처 받지 말아라 때로는 내가 길을 가는게 아니라 길이 나를 끌고 갈 때도 있다 아파하지 말아라 벼랑 끝에 메달려 있을 때도 터널 없는 산을 만날 때도 두렵다 말하지 말아라 길 시작..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12
어머니 정원 어머니 정원 / 이 효 햇살이 부러진 날개로 파닥 거리는 오후 창문 앞에 앉은 어머니 늘어진 두 볼은 세월만큼 무겁습니다 창문 넘어 붉은 꽃봉오리 아버지 살아생전 환한 미소 어머니 홀로 남겨놓고 가실 줄 어찌 아시고 당신 닮은 모란 가지 곱게 땅에 꼽아 놓으셨나요 모란꽃이 필 때면..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12
강아지 끈 강아지 끈 / 이 효 꽃이 진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 아침에 네가 떠날까 봐 내 마음이 형광등처럼 깜박 거린다 너는 오늘 밤 얼마나 긴 편지를 쓰길래 바닥에 누런 잎으로 둘레길 만들어 놓았니 내가 목련꽃 마음도 모르는데 네가 어..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09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은 / 이 효 사랑한다는 것은 그렇게 거창한 수식어가 필요 없어요 사랑한다는 것이 그렇게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말없이 손짓하고 웃어 주는 미소 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아픔을 부끄럼 없이 보여 주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멀리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07
목련꽃과 옷고름 목련꽃과 옷고름 / 이 효 목련꽃아 옷고름 풀고 나오지 말아라 우유빛 속살 내밀면 동네 노총각 가슴 봄바람 난다 봄바람 불고 노총각 가슴에 목련꽃 박히면 하룻밤 사이 소문 온 동네 목련꽃 터진다 우리 동네 목련꽃 옷고름 푼다.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06
봄의 판도라 봄의 판도라 / 이 효 봄의 판도라 누가 열어 놓았을까? 목련 진달래 개나리꽃들 꽃잎마다 색이 깊어 웃다 운다. 바람아 더는 흔들지 말아라 꽃잎 흔들리면 붉어진 내 마음 어디로 갈까 발걸음 길을 잃는다 겨울나무속에서 견뎌낸 어린 것들 까만 눈동자 어느세 연녹색 옷 갈아입으면 사월..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04
한 사람을 향해 가는 마음 한 사람을 향해 가는 마음 / 이 효 목련꽃을 쳐다보면 오라버니 첫사랑 닮은 여인 생각난다 오라버니 매일 밤 목련 꽃잎에 편지 띄워 보냈건만 앞마당에 그녀 닮은 꽃잎 진다. 마당 한가득 목련 꽃잎 누렇게 떨어진 날 오라버니 얼굴 하얗게 질려 피어올랐다. 떨어진 목련 꽃잎 한 장 오빠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