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푸른 언덕 2020. 4. 12. 22:21

 

 길 / 이 효

 

길 시작도 사람이고

길 끝도 사람이다

 

때로는 머리로 끌고가는 길이

꼬리에 닿을 때도 있다

상처 받지 말아라

 

때로는 내가 길을 가는게 아니라

길이 나를 끌고 갈 때도 있다

아파하지 말아라

 

벼랑 끝에 메달려 있을 때도

터널 없는 산을 만날 때도

두렵다 말하지 말아라

 

길 시작에 내가 서 있고

길 끝에 너가 서 있다

그게 길을 가는 이유이다

 

길이 곧 사람이고 사람이 곧

길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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