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강아지 끈

푸른 언덕 2020. 4. 9. 22:54

 

강아지 끈  /   이    효


꽃이 진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

아침에 네가 떠날까 봐

내 마음이 형광등처럼

깜박 거린다


너는 오늘 밤

얼마나 긴 편지를 쓰길래

바닥에 누런 잎으로

둘레길 만들어 놓았니


내가 목련꽃 마음도 모르는데

네가 어찌 내 마음을 알겠느냐

오늘 밤 꽃이 진다고

우리 집 강아지 내 대신

죽어라 짖어댄다


꿈속에서 강아지 끈 목련 꽃에

걸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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