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정원 / 이 효
햇살이 부러진 날개로
파닥 거리는 오후
창문 앞에 앉은 어머니
늘어진 두 볼은
세월만큼 무겁습니다
창문 넘어 붉은 꽃봉오리
아버지 살아생전 환한 미소
어머니 홀로 남겨놓고
가실 줄 어찌 아시고
당신 닮은 모란 가지
곱게 땅에 꼽아 놓으셨나요
모란꽃이 필 때면 창가에 앉아
아버지랑 밥상에 마주 앉은 듯
"바람 부네 영감 춥지"
"비가 오네 영감 창문 닫을까"
"꽂이 피었네" 어머니 말이 없다.
어머니 정원에 눈물 한 방울
붉은 모란꽃 속에 피어난
아버지 환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