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더 / 이 효
자색 빛 곱디 고아
아침마다 내 발걸음
시간에 걸려 넘어진다
오월이 오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누레진 너
자목련 꽃잎 떨어질 때
내 심장도 시든다
이른 아침
떠나는 너
향기라도 내 몸에 박아두려고
아파트 현관 문을 나선다
하늘로 곧게 선 빗자루
경비 아저씨 모질게 꽃잎 턴다
하루만 더 기다려주지
할머니가 털 난 짐승 모질다 말했지만
본 적은 없었다
오늘 보았다 모진 짐승
나랑 똑같이 닮았다
그래
검버섯 떨어지는 세월
나도 밉고 싫은데
누렇게 물들어 가는 잎
바닥에서 춤추는데
아저씨 마음 언저리 고단하다
그래도
자꾸만 입에서 구르는 말
하루만 더 기다려주지
활짝 지고 싶었을 텐데
추하지 않게 ~
땅을 보니 봄이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