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쟁이 ( 동시) 욕심쟁이 (동시) / 이 효 지글지글 기름 소리에 하얀 벚꽃 한가득 피었다 파란 하늘 프라이팬 삼아 나는 햇살로 벚꽃잎 볶는다 벚꽃이 커질 줄 알았는데 내 욕심만 커졌다 욕심을 하늘에 뿌렸더니 새가 되어 날아간다 오늘도 나는 새를 잡으러 꿈을 잡으러 하늘을 난다 봄은 여전히 욕심쟁..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31
텅 빈 봄이 텅 빈 봄이 / 이 효 나의 봄이 길고 지루한 시간을 끌고 왔다 갓 피어 올린 꽃들 마음속 겹겹이 쌓아 보지만 내 가슴이 쿵쿵 거리지 않는다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봄 쓸쓸히 머리 풀고 졸고 있다 너는 나를 위해 왔건만 신나게 마중 나가지 못했다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사람들은 거리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28
꽃이 피었다고 꽃이 피었다고 / 이 효 꽃이 피었다고 소란 떨지 말아라 청춘도 지는 꽃잎 속에 녹는다 꽃은 향기로 색을 드러내는데 너는 무엇으로 드러내려느냐 향기 없다 슬퍼하지 말아라 홀로 기나긴 세월 길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가는 걸음 속에 진한 사람 냄새 풍긴다 꽃이 피었다고 소란..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26
친구하자(동시) 친구하자 (동시) 이 효 동글동글 맏며느리 얼굴 둥굴둥굴 성격도 좋겠다 뾰족뾰족 잎은 날 닮았네 나랑 너랑 하루 종일 놀면 하얗게 하늘로 날아가는 예쁜 마음 닮을까 민들레야 친구 하자 너는 하얀 민들레 나는 노란 민들레 ♥ 오후에 공원에 산책을 나갔어요 목련꽃, 개나리꽃이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26
한탄강 한탄강 이 효 부모형제 코앞에 놓고 부르는 이름 한탄스러워 기암절벽에 타들어 간 마음 잿빛으로 걸렸구나 삼팔선아 너는 아느냐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 밤마다 흘린 내 눈물인 것을 이제는 눈물도 말라 강가에 돌들만 가득하구나 아 그리워라! 내 금강산아 한탄강에 출렁다리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14
감악산 편지 감악산 편지 이 효 눈이 내린다. 겨우내 기다렸던 버선발 같은 눈 하얀 겉옷 벗어 산골짝에 뿌리고 살포시 속옷 벗어 산사에 뿌린다 어서 가야지 어서 가야지 누가 붙잡지도 않는데 뒤돌아 보는 하얀 눈 땅속에는 빛이 없어 어쩌나? 마지막 휘몰아치는 눈발 세상살이 끝도 아닌데 잠시 ..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