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가시 정호승 지은 죄가 많아 흠뻑 비를 맞고 봉은사에 갔더니 내 몸에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손등에는 채송화가 무릎에는 제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야윈 내 가슴에는 장미가 피어나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에 가시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토록 .. 문학이야기/명시 2020.03.09
시인의 말 이 글은 시라기보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집 개정판을 2014년에 내면서 쓰신 시인의 말씀 같다. 내 마음을 한 줄 건드린 말씀은 "모든 인간에게서 시를 본다" 였다. 만약 정호승 시인이 나란 사람을 소재로 시를 쓴다면 어떤 시가 될까? 분명 부끄러운 시가 되었을 것이다. 지나온 세월들이야 .. 문학이야기/하루 시 필사 2020.03.09
시를 쓰고 싶은 마음 시를 쓰고 싶은 마음 한광구 (아주대 국문과 교수)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은 시를 쓰고, 어떤 사람은 시를 못쓴다. 그 이유는 어떤 사람은 자신의 언어로 잘 표현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시를 쓸 때는 '나'라는 사람의 정.. 문학이야기/시창작교실 2020.03.08
당신도 부자인가? 세상에는 부자가 많다 돈이 많은 사람, 건물이 많은 사람, 비싼 옷이 많은 사람 외제 차를 여러 대 갖고 있는 사람... 나는 그중에 무엇이 많은가? 모처럼 외출을 하려고 하면 이 옷 입었다가 벗고, 저 옷 입었다가 벗는다. 유행이 떨어진 옷 들이다. 젊어서는 제법 옷도 많이 사서 잘 입었다..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2020.03.07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김경주 고향에 내려와 빨래를 널어보고서야 알았네. 어머니가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는 사실을. 눈 내리는 시장 리어카에서 어린 나를 옆에 세워두고 열심히 고르시던 가족의 팬티들, 펑퍼짐한 엉덩이처럼 풀린 하늘로 확성기 소리 짱짱하.. 문학이야기/명시 2020.03.07
목발 6 당신은 목발을 짚고 땅을 걸어본 일이 있는가? 내가 목발을 직접 짚어 보기 전에는 그건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였다. 올여름 동창들과 계곡에서 물놀이를 갔다가 바위에서 살짝 미끄러진 일이 있다. 엄지발가락에 실금이 가고 깁스를 했다. 이동하는데 많이 불편했다. 계단을 오르고 내.. 문학이야기/하루 시 필사 2020.03.07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 않.. 문학이야기/명시 2020.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