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것 어린것 나희덕 어디서 나왔을까 깊은 산길 갓 태어난 듯한 다람쥐새끼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맑은 눈빛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고집할 수가 없다 세상의 모든 어린것들은 내 앞에 눈부신 꼬리를 쳐들고 나를 어미라 부른다 괜히 가슴이 젓릿저릿한 게 핑그르르 굳었던 젖이 돈.. 문학이야기/명시 2020.02.13
하루 감사 하루를 보내면서 감사한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1. 아침에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2. 아침식사를 직접 차려서 가족들에게 줄 수 있어서 감사했다. 3. 좋아하는 시를 읽고 찾아서 필사도 하고 삽화도 그려 넣어서 감사했다. 4.건강한 몸을 주셔서 가족을 위해 빨래, 청..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2020.02.13
설날 설날 윤극영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새로 사 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우리들의 절받기 좋아하셔요.우리집 뒤뜰에는 널을 놓고서상 .. 문학이야기/명시 2020.02.12
밥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을 들으면 A. Maslow(1908-1970)가 위계화한 인간의 욕구 중 배고픔, 목마름, 졸리움, 성욕 등이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제 일차 욕구로 보았던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는 일하기 위해 다니는 직장을 "밥줄"이라 하기도 하며, 어리석으며 둔한 사람을 "밥통"..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2020.02.11
밥 밥 정영주 찬바람 분다. 다람쥐가 밤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식사를 한다. 허리를 곧추 세우고 작은 두 손으로 받쳐 든 알밤을 빙글빙글 돌려가며 껍질을 벗긴다. 어찌나 정성스럽게 벗기는지 이빨 자국 하나 없이 노란 속살이 나온다. 연신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오독오독 깨물어 먹는다. .. 문학이야기/명시 2020.02.11
중심의 괴로움 중심의 괴로움 김지하 봄에 가만 보니 꽃대가 흔들린다 흙 밑으로부터 밀고 올라오던 치열한 중심의 힘 꽃피어 퍼지려 사방으로 흩어지려 괴롭다 흔들린다 나도 흔들린다 내일 시골 가 가 비우리라 피우리라 문학이야기/명시 202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