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을 들으면 A. Maslow(1908-1970)가 위계화한 인간의 욕구 중 배고픔, 목마름, 졸리움, 성욕 등이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제 일차 욕구로 보았던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는 일하기 위해 다니는 직장을 "밥줄"이라 하기도 하며, 어리석으며 둔한 사람을 "밥통"..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2020.02.11
밥 밥 정영주 찬바람 분다. 다람쥐가 밤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식사를 한다. 허리를 곧추 세우고 작은 두 손으로 받쳐 든 알밤을 빙글빙글 돌려가며 껍질을 벗긴다. 어찌나 정성스럽게 벗기는지 이빨 자국 하나 없이 노란 속살이 나온다. 연신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오독오독 깨물어 먹는다. .. 문학이야기/명시 2020.02.11
중심의 괴로움 중심의 괴로움 김지하 봄에 가만 보니 꽃대가 흔들린다 흙 밑으로부터 밀고 올라오던 치열한 중심의 힘 꽃피어 퍼지려 사방으로 흩어지려 괴롭다 흔들린다 나도 흔들린다 내일 시골 가 가 비우리라 피우리라 문학이야기/명시 2020.02.10
유리창을 닦으며 유리창을 닦으며 문정희 누군가가 그리운 날은 창을 닦는다 창에는 하늘 아래 가장 눈부신 유리가 끼워 있어 천 도의 불로 꿈을 태우고 만 도의 뜨거움으로 영혼을 살라 만든 유리가 끼워 있어 솔바람보다도 창창하고 종소리보다도 은은한 노래가 떠오른다 온몸으로 받아들이되 자신은 .. 문학이야기/명시 2020.02.10
냉이 꽃말을 아시나요? 냉이 꽃말을 아시나요? 냉이 꽃말은 "나의 모든 것을 받칩니다" 입니다. 냉이꽃을 기다리는 마음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똑같습니다. 전에 안재현 씨가 탈랜트 구혜선 씨에게 프러포즈 할 때에 사용한 꽃이라고 하네요. 차 트렁크에 꽃을 가득 싣고 프로포즈를 했다고 하네요. 그런 낭만.. 문학이야기/감사 일기 2020.02.09
안개꽃 안개꽃 - 정호승 얼마나 착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깨끗하게 살았으면 죽어서도 그대로 피어 있는가 장미는 시들 때 고개를 꺾고 사람은 죽을 때 입을 벌리는데 너는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똑같구나 세상의 어머니들 돌아가시면 저 모습으로 우리 헤어져도 저 모습으로 문학이야기/명시 2020.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