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푸른 언덕 2020. 3. 4. 21:44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 않았는가?

 

우두커니 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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