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꽃
기형도
내
영혼이 타오르는 날이면
가슴 않는 그대 정원에서
온밤 내 뜨겁게 토해내는 피가 되어
꽃으로 설 것이다
그대라면
내 허리를 잘리어도 좋으리
짙은 입김으로
그대 가슴을 깁고
바람 부는 곳으로 머리를 두면
선 채로 잠이 들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