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하루 시 필사

목발 6

푸른 언덕 2020. 3. 7. 19:10

 

당신은 목발을 짚고 땅을 걸어본 일이 있는가?

내가 목발을 직접 짚어 보기 전에는 그건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였다.

올여름 동창들과 계곡에서 물놀이를 갔다가 바위에서

살짝 미끄러진 일이 있다.

엄지발가락에 실금이 가고 깁스를 했다.

이동하는데 많이 불편했다.

계단을 오르고 내리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끔찍한 일인지 처음 알았다.

그 후로 깁스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나, 목발을 짚고

다니는 사람들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특별히 장애를 가지고 평생 살아가시는 분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나호열 시인도 다리를 다쳐서 목발을 짚고

다니면서 목발에 관한 시를 여러 편 쓰셨다.

그중 한 편을 올려본다.

마지막 연에 버스를 놓치고 민들레 꽃을

바라보면서 봄이 오길 기다린다.

작가의 심정이 이해가 되고

마음이 짠하게 내 가슴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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