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966

사월의 노래 / 박목월 <작사>

https://youtu.be/RF8RaVTWjvQ 그림 : 김 정 수 ​ ​ 사월의 노래 / 박목월 ​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 ​ ​ *박목월 작사 김순애 작곡 사월의 노래는 일반 대중에게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로 더 알려졌다 노래가 탄생된 배경은 6.25가 끝나갈 무렵 당시 새로운 희망과 해방감에 젖은 시대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학생들의 정서 순화를 위해서 작곡된 곡으로 1960년..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 종 해

그림 : 김 미 영 ​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 종 해 ​ ​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살아가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 시집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작은 소망 / 김 명 자

그림 : 베르디쉐프 ​ ​ ​ 작은 소망 / 김 명 자 ​ ​ 깊은 산중 꽃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그다지 예쁘지 않아도 애써 향기를 팔지 않아도 내 사랑 영원히 하나일 테니까 ​ 인적 없는 산속에 무심히 자란 풀이라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구름이 가면 가는 대로 내 눈길 주고픈 대로 마음 주고픈 대로 모두 주어도 짓밟히며 뜯기는 아픔일랑 없을 테니까요 ​ 첩첩 산중 바위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내 마음 살피는 이 하나 없어도 마음 서운치 않고 세상에 뿌려진 어여쁜 시간들 가슴으로, 한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을 테니까 ​ ​ 시집 : 인사동 시인들

봄의 시인 / 이 어 령

그림 : 영 희 ​ ​ ​ 봄의 시인 / 이 어 령 ​ 꽃은 평화가 아니다. 저항이다. 빛깔을 갖는다는 것, 눈 덮인 땅에서 빛깔을 갖는다는 것 그건 평회가 아니라 투쟁이다. ​ 검은 연기 속에서도 향기를 내뿜는 것은 생명의 시위. 부지런한 뿌리의 노동 속에서 쟁취한 땀의 보수. ​ 벌과 나비를 위해서가 아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가 아니다. 꽃은 오직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서 색채와 향기를 준비한다. 오직 그럴 때만 정말 꽃은 꽃답게 핀다. ​ 꽃은 열매처럼 먹거나 결코 씨앗처럼 뿌려 수확을 얻지는 못한다. 다만 바라보기 위해서 냄새를 맡기 위해서 우리 앞에 존재한다. ​ 그래서 봄이 아니라도 마음이나 머리의 빈자리 위에 문득 꽃은 핀다. ​ 시인의 은유로 존재하는 꽂은 미소하고 있는 게 아니다 가끔 분노..

끝끝내 / 정 호 승

그림 : 윤 성 옥 ​ ​ 끝끝내 / 정 호 승 ​ ​ 헤어지는 날까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 헤어지는 날까지 차마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 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 순결하게 무덤가에 무더기로 핀 흰 싸리꽃만 꺾어 바쳤습니다 ​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 ​ ​ 시집 :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까닭 / 나 태 주

그림 : 김 경 선 ​ ​ 까닭 / 나 태 주 ​ 꽃을 보면 아, 예쁜 꽃도 있구나! 발길 멈추고 바라본다 때로는 넋을 놓기도 한다 ​ 고운 새소리 들리면 어, 어디서 나는 소린가? 귀를 세우며 서 있는다 때로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 하물며 네가 내 앞에 있음에야! ​ 너는 그 어떤 세상의 꽃보다도 예쁜 꽃이다 너의 음성은 그 어떤 세상의 새소리보다도 고운 음악이다 ​ 너를 세상에 있게 한 신에게 감사한 까닭이다. ​ ​ 시집 : 나태주 대표시 선집

행복 / 파스칼

그림 : 임 미 경 ​ ​ 행복 / 파스칼 ​ 불행의 원인은 늘 내 자신이 만든다. 몸이 굽으니까 그림자도 굽는다. 어찌 그림자가 굽은 것을 한탄할 것인가! ​ 나 이외에는 누구도 나의 불행을 치료해 줄 사람은 없다. 내 마음이 불행을 만드는 것처럼 불행이 내자신을 만들 뿐이다. ​ 그러나 내 자신만이 치료할 수 있다. 당신의 마음을 평화롭게 가져라. 그러면 당신의 표정도 평화롭고 환해질 것이다. ​ ​ 시집 : 천 개의 바람이 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