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끝끝내 / 정 호 승

푸른 언덕 2021. 3. 8. 20:13

그림 : 윤 성 옥

 

끝끝내 / 정 호 승

헤어지는 날까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헤어지는 날까지

차마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

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순결하게 무덤가에 무더기로 핀

흰 싸리꽃만 꺾어 바쳤습니다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시집 :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정호승 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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