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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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장미

여름의 마지막 장미 / 토마스무어(아일랜드시인) 여름의 마지막 장미꽃 하나 홀로 남아서 피었구나 사랑하는 친구도 모두 사라졌다 꽃잎도 없고, 꽃순도 남은 게 없다 빨갛던 얼굴들을 서로 볼 수도 슬픔을 주고 받을 수도 없구나 줄기라도 기억해 주기 위해 외로운 그대 홀로 남겨 놓고 난 떠나지 않으리 가서 친구들과 함께 잠들어요 친구들이 떨어져 잠든 화단에 같이 잎파리 그대 잠든 위에 사뿐히 뿌려 줄 테니 친구들이 없어지면 나도 곧 따라 가리라.

여의도 공원

여의도 공원 다녀왔어요. 샛강 문화 다리 ~~ 여의도 공원까지 강이 흐르는 우거진 숲 1호선 신길역에서 내려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편안한 벤치들~ 공원에 모형 비행기가 있네요. 여의도 공원에서 보이는 빌딩들 쉬어가세요. 구름도 멋지네요. 예쁜 꽃들이 한가득 피었어요. 열쇠 모양 벤치 새로 지은 빌딩 넓은 숲이 가슴까지 시원해요. 외국에 온 것 같아요. 무슨 꽃일까? 멋진 식탁 수저 모양을 닮았네요. 함께 식사해요. 숲길이 정겹습니다. 원두막도 있네요. 빌딩과 구름~멋져요. 꽃밭에 꽃들이 가득합니다. 예쁜 나리꽃들 ~ 선명한 색이 예쁘네요. 아빠도 처음이라 미안해 모래밭을 맨발로 걸어 보세요. 원통 나무 의자 밥은 먹고 다니니? 함께 토론해요. 징검다리 건너보세요. 계수나무 탐스러운 수국 바람에 소..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 김기만 끝없는 기다림을 가지고도 견뎌야만 하는 것은 서글픈 그리움을 가지고도 살아야만 하는 것은 소망 때문이요 소망을 위해서이다 그대 사랑하고부터 가진 게 없는 나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며 보냈던 많은 날 가을 하늘에 날리는 낙엽처럼 내겐 참 많은 어둠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아직도 널 사랑하기 때문이요 내가 널 잊어버릴 수 있는 계절은 아직도 만나지 못한 까닭이요 그리고 뒤돌아설 수 있는 뒷모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한 까닭이다.

촉도

촉도(蜀道) / 나 호 열 경비원 한씨가 사직서를 내고 떠났다 십 년 동안 변함없는 맛을 보여주던 낙지집 사장이 장사를 접고 떠났다 이십 년 넘게 건강을 살펴주던 창동피부비뇨기과 원장이 폐업하고 떠났다 내 눈길이 눈물에 가닿는 곳 내 손이 넝쿨손처럼 뻗다 만 그곳부터 시작되는 촉도 손때 묻은 지도책을 펼쳐놓고 낯선 지명을 소리 내어 불러보는 이 적막한 날에 정신 놓은 할머니가 한 걸음씩 밀고 가는 저 빈 유모차처럼 절벽을 미는 하루가 아득하고 어질한 하늘을 향해 내걸었던 밥줄이며 밧줄인 거미줄을 닮았다 꼬리를 자른다는 것이 퇴로를 끊어버린 촉도 거미에게 묻는다 * 시집 『촉도』 (2015)

뼈에 새긴 그 이름

뼈에 새긴 그 이름 / 이 원 규 그대를 보낸 뒤 내내 노심초사하였다 행여 이승의 마지막일지도 몰라 그저 바람이 머리칼을 스치기만 해도 갈비뼈가 어긋나고 마른 갈잎이 흔들리며 그 잎으로 그대의 이름을 썼다 청둥오리 떼를 불러다 섬진강 산 그림자에 어리는 그 이름을 지우고 벽소령 달빛으로 다시 전서체의 그 이름을 썼다 별자리들마저 그대의 이름으로 슬그머니 자리를 바꿔 앉는 밤 화엄경을 보아도 잘 모르는 활자들 속에 슬쩍 그 이름을 끼워서 읽고 폭설의 실상사 앞 들녘을 걸으면 발자국, 발자국들이 모여 복숭아뼈에 새긴 그 이름을 그리고 있었다 길이라면 어차피 아니 갈 수 없는 길이었다.

이미경 (구멍가게)전시회 /이마주갤러리

전국에 사라져가는 구멍가게를 찾아다닌 작가 20년의 노력이 갤러리 이마주에서 피어난다. 내 어릴 적 추억이 그대로 묻어있는 구멍가게 참으로 정겨웠다 진영 슈퍼도 보인다. 펜에 아크릴을 묻혀서 독특한 화법을 개발했다. 섬세함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아 숨이 막혔다. 눈이 내린 구멍가게가 정겹다. 자세히 보면 양철지붕도 펜으로 자세히 표현했다. 수많은 목련 꽃들을 하나하나 명암을 넣었다. 가게 안에 잡화 물건들도 섬세하게 표현했다. 섬세함의 끝판왕 같다 성격이 얼마나 꼼꼼하실까? 가을 나무도 색이 따뜻했다. 영국 BBC 방송, 중국 판다 TV 등 해외 반응도 뜨겁게 받았다. 가게 앞에 세워놓은 자전거가 정겹다. 많은 작품이 비싼 가격에 판매되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사계절을 표현한 작품이다 봄이다. 푸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