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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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히 (자작 시)

겸손히 / 이 효 산이 내게 길을 내어준다 길가에 풀꽃 심장에 담아 소복이 내어준다. 잔잔한 나뭇잎들 하늘에 씻어 푸르게 내어준다. 너는 누군가에게 길을 내어준 적 있는가? 욕심 없이 가는 길 풀꽃으로 내어준 적 있는가? 등을 밟아도 마음을 밟아도 산은, 무거운 바위 업고 한 계절 피어 올린다. 계절이 옷을 벗는 날까지 섬세한 흙길 겸손히 내어준다.

생각의 비늘 1

생각의 비늘 1 / 황 은 경 새벽 강을 걸어보라 시원하고 청량한 매력에 빠질 것이다 안개는 강가의 수호신 물길이 할 일을 알려준다 바닥부터 물 위까지 흐르는 것은 건지고 널려진 것은 모으고 죽은 것은 살리고 살아 있는 것은 먹이고 쌓이는 시간을 맞아 잠들 것이다 물고기 한 마리 여명의 윤슬 되고 빛나는 비늘 옷을 입고 바위를 탁탁 치며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등산화를 새로 샀다. 오늘은 새로운 각오로 정상까지 씩씩하게 가야지 마음에 결심을 단단히 하고 등산화 끈을 꼬옥 묶었다. 숲길을 지나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계단을 오르고, 뷰가 좋은 전망대에 섰다. 새로 신은 등산화가 아직 발에 익숙하지 않아 발이 조금 아팠다. 벤치에 앉아서 운동화 끈을 풀고 발을 잠시 빼고 싶었다. 그런데 아침에 의욕이 너무 넘쳐서 꽉 조인 등산화 끈이 잘 풀리지 않았다. 끙끙 거리다 포기하고 말았다. 문득 등산화 끈을 보면서 생각이 스쳤다. 우리 인간사도 인연이 서로 얽히고설켜 있는데 살아가면서 너무 서로를 가깝다고 등산화 끈 조이듯 찰싹 붙어있다 보면 서로 숨이 막혀올 때가 생긴다는 것이다. 서로 얽히고설켜서 비비 꼬여진 마음은 풀기도 쉽지 않다. 부부도 마찬가지고, 친구도 마..

낙타의 눈물

낙타의 눈물 / 김 남 권 바람이 얼어 있다 서해에서 시작된 바람이 선자령 정상에서 주문진 포구를 바라보며 직립해 있다 58년 동안 고비사막을 걸어오느라 등이 사라진 낙타가 흰 수염을 휘날리며 정지해 있다 이미 늙어버린 바람의 허리가 페이지가 없는 책장을 넘기다 물안개 속으로 묻히고 말았다 천 길 어둠이 하얗게 밀려왔다 점봉산을 걸어 내려온 새벽이 지작나무의 옷을 벗기는 아침 하늘도 뜨거운 옷을 벗었다

왕방산

나무다리 운무가 가득한 왕방산 파란 하늘과 흘러가는 구름 아기자기한 숲길 눈부신 햇살과 연녹색 잎들 왕방산 스탬프 투어 찌르찌르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 나무 계단 소나무와 푸른 하늘 산속에서 아침을 맞는 사람들 멀리서 보이는 마차산과 소요산 가장 멀리 보이는 감악산 왕방산 종합 안내도 웅장한 바위와 나무들 숲길과 계단 소원을 빌며 쌓은 돌탑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위와 나무 왕방산 정상 해발 737m 바위 위에서 자라는 소나무 눈부신 아침 햇살 하늘에서 펼쳐지는 구름의 춤사위 자전거 산악 도로, 왕방산은 산악도로 따라가면 그날 산행 망침 산악도로 우측 펫말 태조가 다녀간 왕방산 산행 경기도 포천시 포천읍에 위치한 200대 명산 중에 하나인 왕방산을 다녀왔다. 조선 태조가 972년경 도선국사가 정업을 닦을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