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 1363

먼저 작아져라

숨을 들이쉬는 유일한 방법은 숨을 내쉬는 것이다 크게 되려면 기꺼이 작아져야 한다. -오아벤사- 등산을 가면 일부러 복식호흡을 많이 한다 깨끗한 공기를 많이 마시기 위함이다. 양쪽 손을 배에다 올려놓고 배에 힘을 주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뱉곤 한다 큰 사람이 되려면 힘없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배려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 그러면 내 마음도 넉넉해지고 따뜻해진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천천히 꾸준히 실천 해야 할 일이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주변을 돌아보자. 나보다 힘없는 자에게 따뜻한 눈길부터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되자. 작은 것에도 감사한 하루를 살자.

부르지 못한 노래 (자작 시)

부르지 못한 노래 / 이 효 바람이 스쳐 간다 머리카락이 비명을 지른다 바람을 막으며 가는 사람 바람을 맞으며 가는 사람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내 마음을 벌거숭이 만드는 자여 청춘은 산에 불을 지피지만 파르르 떠는 잎 하나 산모퉁이 벤치에 젖은 마음 한 장 올려논다. 꽃도 울다 지쳐 떨어지는데 벌거숭이 산을 마주한들 무엇이 두려우라 산은 깊고 푸른데 옹달샘 물 떨어지는 소리에 마음은 톡 톡 톡 어떤 약속 하나 없이 봄날은 간다 부르지 못한 노래를 남겨두고~~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의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