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 1363

생각의 비늘 1

생각의 비늘 1 / 황 은 경 새벽 강을 걸어보라 시원하고 청량한 매력에 빠질 것이다 안개는 강가의 수호신 물길이 할 일을 알려준다 바닥부터 물 위까지 흐르는 것은 건지고 널려진 것은 모으고 죽은 것은 살리고 살아 있는 것은 먹이고 쌓이는 시간을 맞아 잠들 것이다 물고기 한 마리 여명의 윤슬 되고 빛나는 비늘 옷을 입고 바위를 탁탁 치며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낙타의 눈물

낙타의 눈물 / 김 남 권 바람이 얼어 있다 서해에서 시작된 바람이 선자령 정상에서 주문진 포구를 바라보며 직립해 있다 58년 동안 고비사막을 걸어오느라 등이 사라진 낙타가 흰 수염을 휘날리며 정지해 있다 이미 늙어버린 바람의 허리가 페이지가 없는 책장을 넘기다 물안개 속으로 묻히고 말았다 천 길 어둠이 하얗게 밀려왔다 점봉산을 걸어 내려온 새벽이 지작나무의 옷을 벗기는 아침 하늘도 뜨거운 옷을 벗었다

너를 위하여

너를 위하여 / 김남조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