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장미의 월경 / 이 은 수

푸른 언덕 2023. 7. 7. 13:50



그림 / 박인호




장미의 월경 / 이 은 수




암술과 수술의 암투
작은 것들의 반란 속에서
환청이 들려왔다

날카로운 외마디에
베어지는 붉은 꽃의 모가지

흐르는 핏빛은 유성의 기호
해독되지 않은 비밀이 덜그럭거린다

하늘의 전략이 조금은 보이다가
그냥 피로 엉겨버리고

짧은 엽서에도 없는 시간 속에
통점을 바람이 핥고 지나가면

떨어진 한 잎조차
꼿꼿한 꽃의 자세로
하늘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이은수 시집 / 링크를 걸다 <미네르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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