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 홍종구
종암동 / 박준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아버지가
어느날 내 집 앞에 와 계셨다
현관에 들어선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눈물부터 흘렸다
왜 우시냐고 물으니
사십 년 전 종암동 개천가에 홀로 살던
할아버지 냄새가 풍겨와 반가워서 그런다고 했다
아버지가 아버지, 하고 울었다
박준 시집 /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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