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한글 공부 / 박수진

푸른 언덕 2023. 6. 29. 18:30

그림 / Ellie's

한글 공부 / 박수진

국가 유공자 자녀였다

한글을 가르쳐도 금방 잊어버리는 학생

학생 이름 한 자 한 자 조합해서

글자가 된다는 걸 가르치고 또 가르쳤다

어느날 출근을 해보니

시멘트 벽돌인 학교 담장으로

죄다 내 이름을 적어 놓았다

화분이란 화분에도 모두 내 이름이었다

나의 유명세는 그때가 최고였다

학교 통째로 내 것이 될 뻔 했다

박수진 시집 /산굼부리에서 사랑을 읽다

(특수학교 교사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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