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Ellie's
한글 공부 / 박수진
국가 유공자 자녀였다
한글을 가르쳐도 금방 잊어버리는 학생
학생 이름 한 자 한 자 조합해서
글자가 된다는 걸 가르치고 또 가르쳤다
어느날 출근을 해보니
시멘트 벽돌인 학교 담장으로
죄다 내 이름을 적어 놓았다
화분이란 화분에도 모두 내 이름이었다
나의 유명세는 그때가 최고였다
학교 통째로 내 것이 될 뻔 했다
박수진 시집 /산굼부리에서 사랑을 읽다
(특수학교 교사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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