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봄길

푸른 언덕 2020. 5. 11. 19:13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졌다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등꽃, 등꽃  (0) 2020.05.15
처음은 다 환했다  (0) 2020.05.13
거문고의 노래3 (백제금동대향로)  (0) 2020.05.09
추억이 없다  (0) 2020.05.05
그렇게 사는 것이다  (0) 2020.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