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꽃, 등꽃 / 안 도 현
등꽃이 피었다
자국이다, 저것은
허공을 밟고 이 세상을 성큼성큼 건너가던 이가
우리집 대문 앞에 이르렀을 때
내 사는 꼴 들여다보고는 하도 우스워
혼자 키득거리다가 그만
나한테 들키는 순간이었는데,
급한 김에 발자국만 여러개 등나무에 걸어놓고
이 세상을 빠져나간, 그 흔적임이 분명하다
얼마나 가벼워져야 나는 등꽃, 등꽃이 되나
등꽃, 등꽃 / 안 도 현
등꽃이 피었다
자국이다, 저것은
허공을 밟고 이 세상을 성큼성큼 건너가던 이가
우리집 대문 앞에 이르렀을 때
내 사는 꼴 들여다보고는 하도 우스워
혼자 키득거리다가 그만
나한테 들키는 순간이었는데,
급한 김에 발자국만 여러개 등나무에 걸어놓고
이 세상을 빠져나간, 그 흔적임이 분명하다
얼마나 가벼워져야 나는 등꽃, 등꽃이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