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처음은 다 환했다

푸른 언덕 2020. 5. 13. 20:16

 

 

처음은 다 환했다   / 김용택

 

매미가 운다

매미 소리에게 내 마음을 준다

 

남보라색 붓꽃이 피었다

꽃에게 내 마음을 준다

 

살구나무에 바람이 분다

바람에게 내 마음을 준다

 

날아가는 나비에게

가만히 서 있는 나무에게 마음을 주면

나비도 나무도 편해지고

내 마음이 편해진다

 

흘러가는 저기 저 흰 구름에게

마음을 실어주면

이 세상 처음이었던 내가 보인다

처음은 다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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