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장미꽃

푸른 언덕 2020. 5. 19. 14:02

장미꽃 / 권오삼

화병에 꽂아 두었던
빨간 장미꽃 한 송이
자주빛으로 쪼그라진 채
말라죽었다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무심코 꽃송이에
코를 대어 봤더니 아직도
은은한 향내가 났다

나는 깜짝 놀라
도로 꽃병에 꽂았다
비록 말라죽기는 했지만
향기만은 아직 살아 있기에

죽으면서도
향기만은 빼앗길 수 없다는 듯
품속에 꼬옥 품고 있는 장미꽃
꼭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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