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화면 / 이 효
아파트 앞 양지바른 곳
두 마리 고양이가 햇살을 받고 있다.
어린 새끼 고양이 어미 등에 매달려
세상을 바라본다.
호기심 많은 낯선 여자
카메라 들고 가까이 다가간다.
새끼 고양이 등에 털이 선다.
헤치지 않을게 ~
여자의 눈빛 봄 햇살 보낸다.
날카로운 어미의 눈빛 앞에
영산홍 꽃잎 따서
살포시 바닥에 내려놓는다
붉은 꽃잎 향기가 전해졌나?
어미 눈빛이 풀잎처럼 눕는다.
새끼 고양이 털이 꽃잎처럼 날린다.
봄의 끝자락에 정지된 화면 한 장면
고양이 눈빛으로 봄을 활활 태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