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넝쿨 / 이 효
디디고 올라가면
먼저 오른 넝쿨들
발로 밀지 말아라
자동차 그 담벼락 밑
아찔하게 달리고
청춘 한 잎 떨어진다
푸르른 청춘들이여
피 흘림 절망 딛고
한 잎씩 천천히 올라라
틈을 내어 주며
함께 벽을 넘어라
튀어 오른 아침
벌과 나비 친구되어
깊은 상처 서로 향기 발라주고
사슴 같은 눈으로 멀리 가거라
한 자락 바람에 휘어는 져도
푸른 불꽃으로 피어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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