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공간(자작 시)

푸른 언덕 2020. 4. 23. 23:36

 

 

공간 / 이   효

 

테이블 위에 라테 한 잔

겉옷을 걸쳐 놓은 의자

서로의 안부를 묻는 눈빛들

생각을 지지해 주는 순간들

 

그때는 몰랐다

구석진 공간에서 나누는 대화

흔들리는 시계 추에 매달린

불안한 시간들인 줄만

 

사람들 입에 채워진 흰 수갑

작은 조각보 같은 시간들

행복을 꿰매는 바늘인 것을

오랜만에 만난 그 공간에서 알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공간이고

공간과 공간 사이가 사람인 것을

'문학이야기 > 자작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익어간다는 것 (자작 시)  (0) 2020.04.30
담쟁이 넝쿨  (0) 2020.04.26
정지된 화면  (0) 2020.04.22
양귀비도 울고 간다  (0) 2020.04.20
어머니와 묵  (0) 2020.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