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담쟁이 넝쿨

푸른 언덕 2020. 4. 26. 20:22

  

담쟁이넝쿨 / 이 효

 

디디고 올라가면

먼저 오른 넝쿨들

발로 밀지 말아라

자동차 그 담벼락 밑

아찔하게 달리고

청춘 한 잎 떨어진다

 

푸르른 청춘들이여

피 흘림 절망 딛고

한 잎씩 천천히 올라라

틈을 내어 주며

함께 벽을 넘어라

 

튀어 오른 아침

벌과 나비 친구되어

깊은 상처 서로 향기 발라주고

사슴 같은 눈으로 멀리 가거라

 

한 자락 바람에 휘어는 져도

푸른 불꽃으로 피어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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