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닭 / 나 태 주 그림 : 영 희 까닭 / 나 태 주 꽃을 보면 아, 예쁜 꽃도 있구나! 발길 멈추어 바라본다 때로는 넋을 놓기도 한다 고운 새소리 들리면 어, 어디서 나는 소린가? 귀를 세우며 서 있는다 때로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하물며 네가 내 앞에 있음에야! 너는 그 어떤 세상의 꽃보다도 예쁜 꽃이다 너의 음성은 그 어떤 세상의 새소리보다도 고운 음악이다 너를 세상에 있게 한 신에게 감사하는 까닭이다. 문학이야기/명시 2021.04.20
봄비 닮은 어머니 / 강 원 석 그림 : 박 규 호 봄비 닮은 어머니 / 강 원 석 연초록 가득 안고 비가 내리니 빗물 따라온 풋풋한 봄 내음 그 향기에 새가 울고 그 향기에 꽃이 핀다 비가 오는 봄날에는 어린 나를 바라보시던 눈빛 촉촉한 어머니의 얼굴이 떠오르고 홍매화 입술에 진달래꽃 볼을 지닌 어머니 봄비 같은 어머니 눈물로 이만큼 자라고 예쁜 꽃도 피웠는데 나로 인해 어머니는 행복하셨나 비가 오는 봄날에는 봄풀 향기 그윽한 우리 어머니 다만 그 품이 못내 그리웁다 시집 :너에게 꽃이다 문학이야기/명시 2021.03.31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 / 강 원 석 그림 / 정 경 혜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 / 강 원 석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 쓸쓸한 나의 옷깃을 이처럼 흔들지는 않을 텐데 바람이 그리움을 몰라 옷깃에 묻은 슬픔까지 무심히 날려 버리네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 이 마음 꽃잎 위에 실어 그녀에게 달려갈 텐데 바람이 그리움을 몰라 웃고 있는 꽃잎만 이유 없이 떨구더라 시집: 너에게 꽃이다 문학이야기/명시 2021.03.19
작은 소망 / 김 명 자 그림 : 베르디쉐프 작은 소망 / 김 명 자 깊은 산중 꽃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그다지 예쁘지 않아도 애써 향기를 팔지 않아도 내 사랑 영원히 하나일 테니까 인적 없는 산속에 무심히 자란 풀이라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구름이 가면 가는 대로 내 눈길 주고픈 대로 마음 주고픈 대로 모두 주어도 짓밟히며 뜯기는 아픔일랑 없을 테니까요 첩첩 산중 바위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내 마음 살피는 이 하나 없어도 마음 서운치 않고 세상에 뿌려진 어여쁜 시간들 가슴으로, 한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을 테니까 시집 : 인사동 시인들 문학이야기/명시 2021.03.11
그댄 내게 / 이 경 선 그림 : 베르디쉐프 (러시아) 그댄 내게 / 이 경 선 그댄 내게 그런 사람이려나 봄날의 마지막, 흩날리는 벚꽃 같은 그댄 내게 그런 사람이려나 겨울의 마지막, 녹아드는 눈꽃 같은 그댄 그런 마음이려나 아름다이 사라져갈, 가슴 깊이 남을 시집 :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 문학이야기/명시 2021.03.10
봄의 시인 / 이 어 령 그림 : 영 희 봄의 시인 / 이 어 령 꽃은 평화가 아니다. 저항이다. 빛깔을 갖는다는 것, 눈 덮인 땅에서 빛깔을 갖는다는 것 그건 평회가 아니라 투쟁이다. 검은 연기 속에서도 향기를 내뿜는 것은 생명의 시위. 부지런한 뿌리의 노동 속에서 쟁취한 땀의 보수. 벌과 나비를 위해서가 아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가 아니다. 꽃은 오직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서 색채와 향기를 준비한다. 오직 그럴 때만 정말 꽃은 꽃답게 핀다. 꽃은 열매처럼 먹거나 결코 씨앗처럼 뿌려 수확을 얻지는 못한다. 다만 바라보기 위해서 냄새를 맡기 위해서 우리 앞에 존재한다. 그래서 봄이 아니라도 마음이나 머리의 빈자리 위에 문득 꽃은 핀다. 시인의 은유로 존재하는 꽂은 미소하고 있는 게 아니다 가끔 분노.. 문학이야기/명시 2021.03.09
까닭 / 나 태 주 그림 : 김 경 선 까닭 / 나 태 주 꽃을 보면 아, 예쁜 꽃도 있구나! 발길 멈추고 바라본다 때로는 넋을 놓기도 한다 고운 새소리 들리면 어, 어디서 나는 소린가? 귀를 세우며 서 있는다 때로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하물며 네가 내 앞에 있음에야! 너는 그 어떤 세상의 꽃보다도 예쁜 꽃이다 너의 음성은 그 어떤 세상의 새소리보다도 고운 음악이다 너를 세상에 있게 한 신에게 감사한 까닭이다. 시집 : 나태주 대표시 선집 문학이야기/명시 2021.03.07
민경숙 그림 감상하기 (극사실주의) 작가의 그림은 작가의 행복했던 기억의 순간이며 투명한 셀로판지는 작가의 행복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투명한 셀로판지 속에 담긴 꽃, 사과, 인형, 등은 실제보다 더 선명하게 시각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작품 속 물체는 투명 셀로판지로 포장되어 있어, 접힌 굴곡으로 인해 각 면의 빛과 그림자를 가진다. 이는 작가의 호기심을 반영하며 계속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원동력이 된다. 민경숙 작가가 셀로판지를 통해 본 사물은 반영과 반사, 굴절과 왜곡,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작가는 사실성을 재현한 극사실화의 정체성을 담고 좀 더 독자적인 표현 방법을 모색하였다. 민경숙 작가의 극사실주의 회화는 현대미술의 한국적 흐름에 팝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다른 서양화와는 다른 방식의 극사실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문득 저.. 미술이야기/유화 2021.02.18
해장국 끓이는 여자와 꽃 그림 : 김 정 수 해장국 끓이는 여자와 꽃 / 이 효 사람들이 잠든 새벽 해장국 끓이는 여자는 가슴에 꽃씨를 품는다 내일은 해장국집 간판 내리는 날 애꿎은 해장국만 휘휘 젓는다 옆집 가계도, 앞집 가계도 세상 사람들이 문 앞에 세워놓은 눈사람처럼 쓰러진다 희망이 다 사라진 걸까 화병 안에 환하게 웃고 있는 꽃송이 하나 뽑아 가계 앞 눈사람 가슴에 달아준다 무너지지 마 오늘 하루만 더 버텨보자 폭풍 속에 나는 새도 있잖아 가마솥에 꽃이 익는다 여자는 마지막 희망을 뚝배기에 담는다 눈물 한 방울 고명으로 떠있다 문학이야기/자작시 2021.01.17
당신은 꽃입니다 꽃 / 이 효 새해에 당신은 꽃입니다. 당신의 빛깔을 보여주세요. 잘나서가 아닙니다 그냥 당신이기 때문에 소중합니다. 꽃이 곱게 물들면 "참 곱다" 한마디 잎에 쓸게요. 그러면 당신 가슴에서 억만 송이 꽃이 피지요. 문학이야기/자작시 2020.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