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2023/01/13 2

파리의 네루다를 뒤덮는 백설 송가

그림 / 박삼덕 ​ ​ ​ 파리의 네루다를 뒤덮는 백설 송가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 中에서) ​ ​ 은은하게 걷는 부드러운 동반자, 하늘의 풍요로운 우유, 티 하나 없는 우리 학교 앞치마, 호주머니에 사진 한 장 구겨 넣고 이 여관 저 여관 헤매는 말 없는 여행자의 침대 시트. 하늘거리는 귀공녀들, 수천 마리 비둘기 날개, 미지의 이별을 머금은 손수건. 나의 창백한 미인이여, 파리의 네루다 님에게 푸근하게 내려다오. 네 하얀, 제독의 옷으로 그를 치장해 다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를 사무쳐 그리는 이 항구까지 네 사뿐한 순양함에 태워 모셔와 다오. ​ ​ ​ ​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中에서)

그림 / 서명덕 ​ ​ ​ ​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中에서) ​ ​ '벌거벗은' 당신은 그대 손만큼이나 단아합니다. 보드랍고 대지 같고 자그마하고 동그랗고 투명하고 당신은 초승달이요 사과나무 길입니다. '벌거벗은' 당신은 밀 이삭처럼 가냘픕니다. '벌거벗은' 당신은 쿠바의 저녁처럼 푸릅니다. 당신 머리결에는 메꽃과 별이 빛납니다. '벌거벗은' 당신은 거대하고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여름날의 황금 성전처럼. ​ ​ ​​ ​